인생은 계획된 우연의 연속 내가 가는 길을 의심하지말자
학업 스트레스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교육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도 시험과 수행평가, 방과후 학습, 사교육 등으로 인한 압박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초등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오늘 시험 망쳤어요”라며 눈물 흘리는 학생부터 “부모님이 성적 가지고 너무 많이 잔소리하세요”라며 괴로워하는 학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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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업 스트레스 해소 청소년을 위한 비지시적 상담 전략 |
이런 상황에서 교사나 학부모가 무조건적인 조언을 하거나 “열심히 해라”는 식의 지시적 태도로 임한다면, 아이들은 오히려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지시적 상담(Non-directive Therapy)은 인간중심 상담의 한 형태로, 상담자가 직접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내용을 충분히 표현하도록 이끌어 주는 접근입니다. 이 글에서는 상담심리 석사 과정에서 배운 이론과 초등학교 현장에서의 실제 적용사례를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다루는 비지시적 상담 전략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렇듯 학업 스트레스는 단순히 ‘공부하기 싫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학교·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요소들과 얽혀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공부법을 바꾸거나 동기부여를 위해 훈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 방안을 찾도록 도와주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비지시적 상담은 칼 로저스(Carl Rogers)의 ‘인간중심 상담’에서 기원합니다. 로저스는 내담자(학생)가 스스로 통찰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았으며, 상담자는 이 과정을 돕는 촉진자(Facilitator)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상담자:
“B야, 요즘 공부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혹시 어떤 점이 가장 힘들게 느껴지니?”
내담자(B):
“시험마다 점수가 제자리인 것도 짜증나고, 부모님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매번 뭐라 하세요.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상담자:
“부모님의 기대가 큰가 보구나. 그러면 B는 어떤 마음이 드니? 이 상황에서 가장 답답한 점이 뭘까?”
내담자(B):
“제가 노력해도 결과가 안 나오니까 괴로워요. 부모님이 말할 때마다 ‘난 왜 이럴까’ 스스로 자책하게 되고… 점점 의욕도 떨어져요.”
상담자:
“그렇구나. 지금 너는 ‘아무리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무력감을 느끼고 있고, 부모님의 반응 때문에 더욱 자신감을 잃는 것 같아. 이 상황에서 스스로 느끼기엔, 공부가 B에게 어떤 의미인 것 같아?”
내담자(B):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해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점점 ‘내가 왜 이걸 하지?’란 의문이 생겨요.”
상담자:
“‘공부는 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왜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단계인 거네. 그 생각이 든 이후로, 마음이 더 복잡해졌겠어.”
내담자(B):
“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상담자:
“괜찮아. 그런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해. 오히려 지금처럼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라는 물음을 던지는 건, 네가 앞으로 스스로 길을 찾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어. 그럼 B가 지금 가장 괴로운 건 어떤 부분일까?”
(이후 상담자는 B가 느끼는 학업 스트레스의 원인, 부모와의 관계, 자아정체성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탐색해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B는 ‘부모님의 기대에 맞춰 살아왔고, 내가 진짜 뭘 원하는지는 몰랐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진로 상담이나 학업 계획 조정을 모색하게 됩니다.)
학업 스트레스는 청소년들의 자존감과 미래 진로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성적과 입시에 대한 압박은 물론, 부모나 주변인들의 기대와 비교 문화가 누적되어 아이들은 쉽게 좌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지시적 상담 전략은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와 학부모가 ‘해결책 제시자’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의 내면을 탐색하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교사나 학부모가 비지시적 상담 태도를 적용할 때, 아이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어른이 있구나’라는 심리적 안정과 동시에 ‘내가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얻게 됩니다. 특히 학업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선택하는 것’으로 바꿔나가는 과정은, 아이가 장기적으로 자율성과 주도성을 갖춘 학습자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됩니다.
앞으로도 학교 현장과 가정에서, 학생이 스스로 자기만의 길을 탐색하도록 돕는 비지시적 상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길 바랍니다. 그 작은 변화를 통해 많은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넘어서, 진정한 학습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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